부동산 부동산일반

경매법정도 20~30대 영끌족 몰렸다..방역 허점도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18 10:43

수정 2020.12.18 10:43

지난 15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이 100여명의 경매인들이 참석해 붐비고 있다. 이날 경매법정에는 열체크나 손소독 절차없이 경매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지난 15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이 100여명의 경매인들이 참석해 붐비고 있다. 이날 경매법정에는 열체크나 손소독 절차없이 경매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파이낸셜뉴스] "요즘 신용대출까지 '영끌'해서 아파트를 사고 있지 않냐.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부동산 경매를 알게 됐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경매법정을 찾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경매법정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2.5단계 속에도 100여명이 몰렸다. 대부분 법정은 경매 일정은 취소했지만 이곳은 이례적으로 경매를 열었다. 경매 법정은 그동안 중년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전세난과 부동산 과열 탓에 20~30대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경매법정을 찾은 사람 중에 절반 가까이는 20~30대로 추정됐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서부 7계에서 전체 41건(아파트 13건, 주택 3건, 근린주택 1건 등)과 서부 5계 전체 22건(아파트 4건, 주택 1건, 빌라 10건 등)의 경매가 진행됐다.

이날 가장 '핫'했던 물건은 서울 은평뉴타운 폭포동 현대힐스테이트 전용 101.49㎡였다. 이곳은 9억631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시세 10억5000만원의 91.7% 수준이다. 은평뉴타운 우물골 전용 134.63㎡도 시세 9억6000만원 대비 90% 이상인 8억9200만원에 낙찰됐다.

두 물건을 포함해 이날 경매에 오른 모든 경매 물건들은 시세에 비해서는 저렴했지만 최저매각가격과 감정평가액보다는 훨씬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낙찰가가 차순위금액과 5000만원 이상 차이나는 물건도 있었다.

손청락 블루락인베스트 이사는 "최근 아파트 호가가 너무 높아지면서 감정평가액이 아닌 시세 기준으로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며 "집값이 너무 오르자 '시세보다 낮게만 사면 된다'는 인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높은 값으로 경매에 참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이사는 "임대차2법으로 당장 들어갈 집을 사기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경매를 통해서 강남의 재건축 물건을 구매할 경우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부동산 경매물건은 매물품귀 여파로 급감한 상황이다.
법원 경매정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경매물건 수는 7만848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8만7104건에 비해 9.9% 줄었다. 특히 올해 8월 이후부터는 경매물건 접수가 작년 동기 대비 적게는 월 854건에서 많게는 2614건까지 감소했다.


전국개발정보업체 지존 신태수 대표는 "저금리 기조, 대출한도 축소의 영향에 더해 풍부한 유동성으로 경매로 나오기 전에 미리 매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sy153@fnnews.com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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